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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어버려서 미안, 사랑해 너를 <답장> 가수 김동률의 . 내가 좋아하는 김동률의 노래 중 하나다. 김동률의 노래를 듣다 보면 내가 가사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래서 소중하다. 나는 주로 멜론을 이용해 노래를 듣는다. 노래를 듣다가 가끔 눈이 심심할 때, 노래에 달린 댓글들을 보곤 한다. 그런데 에 달린 댓글들은 하나같이 걸작이다.그중 가장 걸작은 이거다. 은 사실 첫 줄과 끝줄만 읽으면 된다는 말. 그렇게 하면 너무 늦어버려서 미안사랑해 너를이 된다.이 두 마디를 건네기 위해 6분 동안 고민하고 미루고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그러나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과연 이걸 두고 구질구질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게 댓글을 쓴 사람의 해석이다. 참 좋은 해석이라고 생각한다.좋은 노래에 좋은 해석이 가미되니 노래가 품고 있던 분..
새 모양 오렌지칼 ​새 모양 장식품처럼 보이겠지만 새 모양 오렌지칼이다. 새 부리로 오렌지에 선을 내고, 꼬랑지로 껍질을 벗겨낸다. 이건 다이소에서 산 건데, 생긴건 깜찍하지만 오렌지 껍질 벗기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다. 자르면서 과즙이 줄줄 흘러내린다. 인터넷에서 오렌지를 구매하면 종종 오렌지칼도 덤으로 주는 경우가 있다. 그 오렌지 칼이 진짜 좋다. 딱 껍질만 잘라내고 더 깊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과즙이 흘러내리는 일 따위 없다. 외형도 딱 실용적이게 생겼다. 기능에 충실하다. 깜찍한 새 모양 따위와는 전혀 무관하다. 한 가지 단점은 약하게 만들어진 모양인지 쉽게 부러진다는 것이다. 새 모양 칼이든 기능에 충실한 칼이든 다 단점은 있는 모앙이다.
우리 차 한 잔 할 수 있을까 <나비효과> 요즘 즐겨듣는 노래가 있다.가수 정승환이 부른 라는 노래이다. 원곡자는 가수 신승훈이지만 나는 정승환이 부른 것을 듣고 있다.사실 라는 명곡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었는데, 최근에 음악 프로그램 에서 정승환이 부른 것을 보고 알게 됐다. 정승환의 목소리는 마치 실연을 100번은 당해본 사람의 목소리 같다. 그래서 정승환이 부르는 노래마다 절절한 감정이 느껴진다.이 노래는 물론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가 정말 좋다. 또 정승환이 부른 덕인지 가사에 감정이입이 잘 된다. 여담이지만 새벽에 듣다 혼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난 살아있고 싶어서너와 함께 있고 싶어서너무 많은 나를 버리고 왔다난 이제 내가 없다고니가 다 가졌다고화를 내고 싶지만 니가 없다 전부를 주고도항상 미안해하고매일 아쉬워하며마지막엔 결국 혼자 남..
이것은 그냥 계란이 아니다. ​ 맥반석 계란이다. 솔직히 나는 하얀 삶은 계란보다 갈색 맥반석 계란이 더 좋다. 더 맛있다. 하지만 만들기가 까다롭기때문에 주로 하얀 삶은 계란을 먹는다. 그래서 맥반석 계란은 더 간절하게 느껴진다. 계란은 겉면만 봐서는 그 속이 어떤지 알 수가 없다. 날계란인지, 삶은 계란인지, 맥반석 계란인지 모른다. 깨봐야 그 안의 상태가 뭔지 알 수 있다. 삶은 계란을 날 계란이라 착각하고 깨는 건 괜찮다. 날계란을 삶은 계란이라 착각하고 깨는 건 썩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 흰자가 내 손을 타고 질질 흐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탁자에 놓인 계란 하나가 뭔지 모른다. 실은 맥반석 계란이지만 이걸 발견한 사람은 뭔지 모른다. 날계란을 두려워하여 깨지 않으면 맛있는 맥반석 계란을 먹을 수 없다. 그러니 맥반석..
저항감 없는 웰치스 젤리 ​ 손바닥만한 크기의 웰치스 젤리가 거실 탁자에 있었다. 입이 심심해서 먹어봤다. 씹으면서 느낀건데 참으로 저항감 없는 젤리다. 지금껏 먹었던 젤리들은 한번 씹는다고 쉽게 부서지지 않았다. 또 굉장히 쫀득쫀득한데, 이건 씹자마자 부서진다. 이 젤리 모양은 과일을 닮았는데, 딸기 모양의 경우는 과일 딸기가 가진 모공까지도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물론 이 젤리의 모공은 과일 딸기와는 달리 비어있다. 마치 코팩으로 블랙헤드를 제거하고 난 우리네 코 표면을 닮았다. 젤리처럼 사람마다 취향을 타는 것도 없겠지만, 내 취향을 기반으로 이 젤리에 대해 평하자면 ‘그냥 저냥’이다. 맛이 훌륭한 것도 아니고 아주 못난 것도 아니다. 그저 젤리로서는 독특한, ‘종합 제리’스러운 식감이 희한할 뿐. 모양은 귀엽다.
꽃, 이것 저것 꽃 ​ 8일 전에 받은 꽃을 엄마가 꽃병에 꽂아두었다.💐 여러 종류의 꽃이 한다발로 묶여있었는데 나는 꽃 이름에 무지한 편이라서 뭐가 뭔지 모른다. 내가 아는 건 장미와 프리지아, 카네이션 뿐. 꽃은 각기 다른 속도로 시들어간다. 프리지아는 많이 시들어 흐물흐물하게 보이지만, 🌸이렇게 생긴 꽃은 아직 팔팔하다. 같은 화병 속 꽃이 다른 속도로 시들어가는 게 편안하기 느껴진다. 같은 속도로 흐물흐물해지는 건 뭔가 어색하다. 자연스럽지 않다. 그동안 우리 집에는 다육이만 있어서 보이는 색이라곤 초록색 뿐이었는데, 꽃이 들어오니 알록달록하다. 가끔 꽃을 사오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트럭에서 사온 사과 ​ 엄마가 집에 오는 길에 트럭에서 파는 사과를 사왔다. 🍎 30개에 만원이랬나 아무튼 굉장히 저렴한 가격이다. 물론 흠이 난 사과도 있지만 맛은 그런대로 맛있다. 덕분에 우리 집은 사과 풍년이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일 <어떻게 살 것인가> 적당한 거리감은 건강한 관계에 필수적이다. 너무 멀어서도 안되고 뜸해서도 안되며, 너무 가까워서도 안되고 너무 자주여도 안된다. 내가 지금까지 맺은 수많은 관계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그러나 적당한 거리감이 중요한 만큼, 이것을 유지하는 것은 무지막지하게 어렵다. 나는 특히 좋아하는 사람과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오늘 같이 재밌게 놀았으면 내일도 같이 있고 싶고, 오늘 죽이 잘 맞았으면 내일 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하지만 한두 번은 괜찮지 매일 이렇게 자주 시간을 같이하다보면 어김없이 권태의 시간은 온다. '이 사람이랑 있을 때 너무 재밌어. 이 사람이랑은 권태같은 게 없을 거야. 이 사람이랑 몇십 년이고 같이 지내야지.'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불과 몇 개월만 지나도 그때 내 생각이 틀렸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