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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노래

우리 차 한 잔 할 수 있을까 <나비효과>

요즘 즐겨듣는 노래가 있다.

가수 정승환이 부른 <나비효과>라는 노래이다. 원곡자는 가수 신승훈이지만 나는 정승환이 부른 것을 듣고 있다.

사실 <나비효과>라는 명곡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었는데, 최근에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정승환이 부른 것을 보고 알게 됐다. 정승환의 목소리는 마치 실연을 100번은 당해본 사람의 목소리 같다. 그래서 정승환이 부르는 노래마다 절절한 감정이 느껴진다.

이 노래는 물론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가 정말 좋다. 또 정승환이 부른 덕인지 가사에 감정이입이 잘 된다. 여담이지만 새벽에 듣다 혼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난 살아있고 싶어서

너와 함께 있고 싶어서

너무 많은 나를 버리고 왔다

난 이제 내가 없다고

니가 다 가졌다고

화를 내고 싶지만 니가 없다


전부를 주고도

항상 미안해하고

매일 아쉬워하며

마지막엔 결국 혼자 남는 일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

너를 보낸 후에 알게 됐던 것

널 보내기 전에

모두 알았더라면

미리 알았더라면

우린 지금 혹시

차 한 잔을 같이 했을까



특히 '너와 함께 있고 싶어서 너무 많은 나를 버리고 왔다'라는 가사가 너무도 와닿는다. 연인과의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자꾸 나를 바꾸고 꾸미고 숨기는 일, 상대에게 맞추는 일을 일삼는 사람에게는 와닿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연애의 끝에 원래의 나는 없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우리 지금 혹시 차 한 잔을 같이 했을까'라는 가사도 마음이 절절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시 사랑을 하기를, 사귀기를, 결혼을 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차 한 잔이나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소소한 바람을 가지는 것. 그 심리를 이해할 수 있어서 마음이 저린다.

언젠가 차 한 잔을 같이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