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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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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좋은 날이라는 건 무엇일까<일일시호일> 최근 극장에서 오모리 타츠시 감독의 이라는 영화를 봤다. 나는 이 제목을 통해서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영어로 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텐데, 'every day a good day'라고 한다. 그러니까 매일이 좋은 날이다 뭐 그런 뜻이다.이 영화의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몇십 년 동안 차만 우리다 끝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이 친구와 취미 삼아 차를 배우기 시작하고 몇 십 년 동안 차를 우리는 그런 영화이다. 주인공이 차를 우리는 동안에도 인생은 전개된다. 대학에 입학했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할지 다른 걸 할지, 뭘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도 오고 애인에게 버림받는 시기도 온다. 나와 친한 친구가 나보다 앞서나가는 것 같다는 기분을 느끼..
너는 너에게 항상 말해줘야 한다. 뭐가 그렇게도 걱정스러운 것일까. 아침에 심장의 쿵쾅거림을 느끼며 불쾌하게 일어나는 건 왜 그럴까. 월요일과 화요일이 때로 두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자꾸 주눅이 들고 아는 사람에게 온갖 반가움을 끌어와 인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눅들 필요도 자신감을 잃을 필요도 없는데 그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너는 그 모든 걸 너무 많이 잃어버렸다. 개미같은 목소리로 말끝을 흐리는 것도, 자꾸만 공손하게 굴려고 말이 길어지는 것도. 솔직히 그런 건 다 별로지만 너의 매력쯤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영화 에 나오는 주인공의 모습, 자신감 없이 수업시간에 아는 내용을 안다고 손들지 못하고 급식시간에 눈을 또르륵 굴리며 혼자 온갖 외로움은 다 먹고 있는 표정. 그게 지금 너의 모습과 비슷하고, 한때 그렇게..
다섯 살이 된다고 해도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습격!! 외계인 덩덩이> 사람은 외형에 갇힌다. 나도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어른인 ‘척’ 참고 살아가는 거지 다섯 살의 모습이었으면 정말 내키는 대로 감정 표현을 할거다. 시도 때도 없이 울고 떼쓰고 고집부리고 할거다. 사실 지금도 때로 울고 싶어질 때가있다. 그래도 꾹 참는다. 나는 다섯 살이 아니야. 나는 지금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어. 울면 안돼. 그러면서 마음을 다잡고 눈물을 삼키고 입술을 깨문다. 를 봤다. 추석을 맞이하여 어린이 친구들을 위해 투니버스에서 틀어줬다. 나도 (마음이) 어린 친구이기 때문에 봤다. 짱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거기 보면 어쩌다가 짱구 아빠와 엄마가 어린이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짱구랑 별반 다를 게 없는데 행동은 다르다. 짱구가 겁 없이 나서면 말리고 수습한다. 또..
뭐든 적당히 해선 안돼. <싱 스트리트> 영화 에는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밴드를 만들고 음악을 하게 된 소년이 나온다. 그 소년이 주인공이다. 좋아하는 여자는 모델(정확히는 지망생)이고. 좋아하는 여자를 데리고 주인공이 만든 밴드는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간다. 그 여자는 수영도 못하면서 좋은 컷을 만들기 위해 바다에 풍덩 몸을 던진다. 그러면서 명대사를 내뱉는다. 남 : 정말 수영 못해? 여 : 응 남 : 근데 왜 그랬어? 여 : 우리 작품을 위해서 “절대 적당히 해선 안 돼. 알아들었어?” 남자는 그 말을 듣고 감동을 받았는지 덜컥 입을 맞추고 여자는 미소를 짓는다. 내가 꼽은 명대사는 여자의 입에서 나온 저 말이다.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는 말. 적당히를 목표로 하면 결과적으로는 ‘적당히’ 한 것이 아니다. 적당히 보다 덜 한 것이다.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