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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귀여운 약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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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던 나의— 의식쟁이 시기와 질투와 자기비하 잦은 초라함 자신감 결여 구원자를 기다림 줏대가 없음 틀릴까 조마조마함 에니어그램 4번 유형의 특징을 들을 때 점쟁이처럼 척척 들어맞아 신기했는데 이번에 그 단점을 몸소 느끼면서 절망감에 휩싸였다. 아아. 이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
안녕하세요, 악필가입니다. 나는 어마어마한 악필가다. 사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명필에 가까운 글씨를 썼었다. 초등학교 때는 글씨를 예쁘게 잘 쓴다고 선생님께 칭찬도 받았었다. 그 선생님께서 지금 내 글씨를 보신다면 어떤 표정을 지으실까. 그렇다면 내 글씨는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악필로 칭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 된 걸까.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그중 가장 그럴싸한 것은 많은 공부량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수업시간이 늘어나고 복습 거리도 많아지고, 또 개인 공부할 것도 많고 이래저래 자습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당시 나는 뭐든 써가면서 이해하고 외우는 공부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눈은 머리보다 빠르고 머리는 손보다 빨랐으며 시간은 촉박했다. 눈과 머리가 느림보 손의 속도를 맞춰주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손이..
나의 나약함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나 스스로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기 자신을 하나의 모습으로(그것도 나의 경우는 다소 부정적인 모습으로) 정의하고 못박아버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다고 해도 역시나 나는 나약하다. 물론 ‘현재의’ 내가 그렇다는 것이다. 왜 나를 나약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나는 솔직히 말해서 세상이 너무 무섭다. 그리고 내가 앞으로 마주해야만 하는, 이겨내야 하는 세상은 더더욱 무섭다. 한때는 학교가 무서웠다. 해야만 하는, 그렇지만 난감하고, 어려운, 가끔은 부끄러움을 동반하게 되는 과제들이 있었으므로. 또한 만나기 싫은 친구들 혹은 동기들(물론 만나고 싶은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나 받는 상처들이 주로 나를 무섭게 했다. 그런데 이제 학교에서 벗어나 사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