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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노래

좀 그래, 좀 부끄러워.

나는 항상 솔직하지 못했다. 경직되어있고 어느 나무에 묶여있는 것 같이 행동했다. 하고 싶은 말은 되도록 속으로. 하고 싶은 행동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참거나 눈치 보며 했다. 그런 행동 방식의 기본이 되는 사고방식은 다음과 같다. 

“저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보겠지? 별로인 인간이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모든 사람의 반응을 의식했고 내 멋대로 상상했고 모든 사람들의 눈치를 봤다. 그러느라 나의 의사는 깡그리 무시해버렸다. 

지금 듣고 있는 TOY의 노래, <Reset>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모두 다 날 비웃어도 괜찮아.

문장이 특별히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신선한 가사도 아니다. 어느 책에선가, 만화에선가, 아니면 다른 노래에 나왔을 법한 말이다. 그럼에도 특히 이 부분에 마음이 가는 건 이게 내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웃음을 사는 건 또 어떤가. 솔직히 내가 비웃음 살만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좀 모르고 좀 헤매고 좀 실수하는 모습 어디에서 비웃음이 나올 수 있을까. 그럼에도 그만큼 비웃음을 걱정하고 있는 건 그동안 내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해왔던 시선에 비웃음이 최소 한 숟갈 정도는 섞여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에게 필요한 것은
솔직하게 행동하는 것과
타인의 비웃음 따위, 반응 따위 염려 말고 내 소리를 듣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두번째를 하려면 선행되어야 할 것은 타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평온한 마음이다. 

다시 정리해보면, 고로 내가 해야 할 건 세 가지다. 


1. 솔직하게 행동하기.
2.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하기. 남의 반응 따위 내가 알 바 아니고. 
3. 타인을 적이 아니라 친구로, 평온하고도 포근한 눈빛으로 바라보기. 

조금씩 해나간다면 그래도 80세쯤 되었을 땐 솔직한 어른이 되어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