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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싫어하는 꿈 제일 싫어하는 꿈을 꿨다. 나는 종종 시험에 늦고, 학교에 늦고 뭐 아무튼 늦는 꿈을 꾼다. 현실에서의 나도 수업에 좀 늦을라치면 가슴이 쿵쾅거리는 타입인데 꿈에서도 나는 나인가보다. 늦으려고 하면 너무 조급해지고 쭈그러든다. 오늘도 그런 꿈을 꿨다. 시험 시작하기 5분 전인가(꿈은 생생하다가도 깨고 나면 옅어진다) 아무튼 그 시간에 집에서 머리를 감았다. 현실에서는 5분 남겨두고 머리를 감는 짓은 하지 않은데 꿈이라 더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그랬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꿈이 현실인 줄 알았다. 히히. 어찌어찌해서 도착을 하고 시험을 보는데 그때도 실수만발이었다. 내용도 잘 모르겠고 컴싸는 또 안 보이고 시험 보는데 책이 내 책상 위에 있고 그래서 식겁했다. 내 손목엔 시계가 없고 이 시험은 언제..
다섯 살이 된다고 해도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습격!! 외계인 덩덩이> 사람은 외형에 갇힌다. 나도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어른인 ‘척’ 참고 살아가는 거지 다섯 살의 모습이었으면 정말 내키는 대로 감정 표현을 할거다. 시도 때도 없이 울고 떼쓰고 고집부리고 할거다. 사실 지금도 때로 울고 싶어질 때가있다. 그래도 꾹 참는다. 나는 다섯 살이 아니야. 나는 지금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어. 울면 안돼. 그러면서 마음을 다잡고 눈물을 삼키고 입술을 깨문다. 를 봤다. 추석을 맞이하여 어린이 친구들을 위해 투니버스에서 틀어줬다. 나도 (마음이) 어린 친구이기 때문에 봤다. 짱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거기 보면 어쩌다가 짱구 아빠와 엄마가 어린이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짱구랑 별반 다를 게 없는데 행동은 다르다. 짱구가 겁 없이 나서면 말리고 수습한다. 또..
쫄보가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 <지지 않는다는 말>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오늘 정말 받고 싶지 않은 전화가 걸려왔다. 이곳에서 걸려온 전화 자체가 싫다기보다(솔직히 좋진 않음) 전화를 건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이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에. 아무튼 그곳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나는 이 전화가 끊겨 부재중으로 남기를 기다렸다. 그 이후 두려움은 시작되었고, 고민 또한 시작되었다. 전화를 다시 걸것인가, 말것인가? 나는 정말로 진짜로 엄청난 쫄보다. 그래서 누군가는 코웃음을 치고 가볍게 여길 일들을 크게 느낀다. 그만큼 두려움도 크다. 아무튼 그래서 두려움이 컸다. 소장이 뱀처럼 내 뱃속안에서 꾸불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좀 과장해서 말했지만 비슷하다. 이럴 때, 이렇게 괴로움이 조금이라도 덥쳐오면 나는 이성적인 나를 소환한다. '이성적인 나'가 '쫄보 나'에게 말한다. "어차..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한다. <지지 않는다는 말> 추석 전주를 쭉 쉬었다. 해야 하는 일이 없이 쉬었다. 내 시간을 가진 거다. 그리고 추석주. 그 주도 쭉 쉰다. 그러니까 나는 남은 9월 동안은 계속 쉬다가 10월이 되면 할 일이 생긴다. 스위치를 끄고 켜듯 없다가 확 생긴다. 그렇다면 이 2주 동안은 뭘 할까? 나와 같은 휴식시간을 얻은 사람들은 주로 여행을 간다고 한다. 해외로 가든 국내로 가든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이렇게 긴 장기 휴가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럼 나는 뭘 했을까? 일단 2주의 휴가 중 첫 주는 단조롭게 살았다. 읽고 쓰고 쉬고 놀고. 30분 동안 운동도 하고. 도서관 아니면 집이라는 아주 단조로운 생활을 했다. 30분은 운동장에 있고. 그래서 누군가 보기에는 시간을 허비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야, 너는 시간이 그렇게..
강자의 약점은 매력, 약자의 약점은 화살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를 감상하다가 댓글을 쭉 살펴봤다. 노래실력을 칭찬하는 댓글, 수려한 외모를 칭찬하는 댓글, 그리고 어쩜 이름부터가 이렇게 멋있냐며 그 사람의 모든 부분을 아끼는 듯한 분위기가 풍기는 댓글도 있었다.어떤 연예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대충 그런 내용이었다. ‘OO은 낯도 엄청 가린데요. 너무 귀엽지 않아요?’ 그 말을 듣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나도 낯 무진장 많이 가리는데. 그냥 그 사람이 낯가리니까 귀여워보이는 거지. 힝. 다른 사람이 그러면 소심한 찌질이라고 생각할거면서!’라는 찌질한 생각을 했다.그렇다. 나도 그렇지만 다들 그런 것 같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의 약점까지도 귀여워보이고 인간미가 넘쳐 보인다. 상대가 내게 약자가 아니라 강자가 되었을 때..
뭐든 적당히 해선 안돼. <싱 스트리트> 영화 에는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밴드를 만들고 음악을 하게 된 소년이 나온다. 그 소년이 주인공이다. 좋아하는 여자는 모델(정확히는 지망생)이고. 좋아하는 여자를 데리고 주인공이 만든 밴드는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간다. 그 여자는 수영도 못하면서 좋은 컷을 만들기 위해 바다에 풍덩 몸을 던진다. 그러면서 명대사를 내뱉는다. 남 : 정말 수영 못해? 여 : 응 남 : 근데 왜 그랬어? 여 : 우리 작품을 위해서 “절대 적당히 해선 안 돼. 알아들었어?” 남자는 그 말을 듣고 감동을 받았는지 덜컥 입을 맞추고 여자는 미소를 짓는다. 내가 꼽은 명대사는 여자의 입에서 나온 저 말이다.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는 말. 적당히를 목표로 하면 결과적으로는 ‘적당히’ 한 것이 아니다. 적당히 보다 덜 한 것이다. 나는 ..
버스를 놓쳤다면 글을 쓰세요! 차를 타야 하는데 늦었다. 버스는 이미 지나가버린 후였고 나는 1시간 뒤에 오는 차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차를 놓친 것을 깨달은 뒤 몰려온 것은 후회. 왜 더 부지런히 준비하지 않았던가, 카드지갑은 왜 가방 속에 넣어두지 않아 가기 직전에 찾도록 만들었는가 하는 후회. 그리고 평소에는 예정시간보다 10분은 더 늦게와서 매일 기다리게 하더니 오늘은 왜 이렇게 빨리 온 것인지 버스에 대한 원망. 짙은 후회와 원망이 몰려오는 까닭은 나의 아까운 한시간을 허비하게 됐다는 것 때문이다. 티비를 보며 세시간을 보내고, 오늘만해도 낮잠에 취해서 두시간을 보냈던 나는 그 무엇보다도 지금 이 기다림의 한 시간이 아까운 것이다. 목표한 걸 하지 못했다는 건 매한가지다. 티비를 보는 동안 내가 목표한 어떤 걸 이뤄냈는..
너의 칭찬, 너의 비난 내겐 효과 없길 <잘돼가? 무엇이든> 남한테 칭찬을 받으려는 생각 속에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다. 혼자 의연히 선 사람은 칭찬을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남의 비난에도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 작가 이경미의 에 나오는 구절이다. 솔직히 맞다. 고개를 끄덕이고 무릎을 탁 치고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그런 구절인 건 맞다. 그런데 저 구절을 읽으면서 ‘아, 나는 아직도 혼자 의연히 서지 못했구나.’를 깨닫고 금방 시무룩해졌다. 나는 항상 ‘그렇지 않은 척’을 한다. 남한테 칭찬받는 것 따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척. 남한테 의지 따위 하지 않는 척. 남의 비난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척. 근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남한테 칭찬받는 것? 너무 기분 좋다. 진짜 좋다. 내가 되게 대단한 사람 된 것 같고 그렇다. 남한테 의지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