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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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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에세이를 볼 수 있다면 요 근래 유시민 작가의 책을 많이 읽고 있다. , , 를 읽었고 를 읽고 있다. 그중 서문에 이런 부분이 있다. 그래도 이 책은 아내 K의 허락을 받아 이제 갓 대학에 들어가 제 나름의 인생행로를 설계하고 있는 딸 S에게 주기로 했다. 아내와 나는 우리가 그 나이였을 때 있었다면 좋았을 책이라는 데 공감했다. 이 책을 주면서 사랑하는 딸에게 말하고 싶다. 세상은 죽을 때까지도 전체를 다 볼 수 없을 만큼 크고 넓으며, 삶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축복이라는 것을. 인간은 이 세상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살러 온 존재이며, 인생에는 가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길에서라도 스스로 인간다움을 잘 가꾸기만 하면 기쁨과 보람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순이삼촌>을 읽고 (제주 4·3사건 70주년) 이번 4월 3일은 제주 4·3사건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인터넷 서점에 들어갔다가 4·3사건 70주년을 맞이해 관련 도서들을 모아놓고 이벤트 하는 것을 보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4·3사건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한국사 강의에서 잠시 언급되어 5·10 총선거 전에 생겼던 여러 사건 중 하나인 비극적인 사건으로만 알뿐이었다. 얕은 지식이 부끄럽기도 하고 더 알아보고자 하여 현기영 작가의 (1978)을 읽게 되었다. 단순히 얕은 지식을 채우기 위함이라면 문학작품보다 백과사전이나 4·3사건에 관한 사실들을 기록해놓은 책을 보는 것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작품인 을 읽은 까닭은 문학이 가지고 있는 강점 때문이다. 그 강점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자..
체력이 우선이다 <미생><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근력도 엉망, 지구력도 엉망, 온갖 체력이 엉망. 저질 체력의 소유자, 그게 바로 나다. 나는 몸을 자주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직업으로 치면 운동선수나 소방관 같은...) 그래서인지 학생 시절부터 최근까지 줄곧 ‘체력’이라는 것을 등한시했었다. ‘굳이 힘들여 체력을 키울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운동이란 ‘하면 좋지만, 나의 경우는 안 해도 크게 상관없는 것’이었고 그래서 운동을 하는 날보다 하지 않는 날이 더 많았다. 체력이 없는 사람(나)은 이런 모습이다. 2-3시간 집중하고 나면 완전히 방전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졸리지는 않다. 그저 힘이 없을 뿐이다. 그래서 자거나 먹거나 휴식을 취해줘야 한다. 일종의 충전시간을 가져야 하는 셈이다. 또 외출하고 오면, 혹은 수업을 ..
수영장에는 '적'이 아닌 '벗'이 있다.<미움받을 용기> 미움받을 용기 1권과 2권을 모두 읽었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로 내용이 전개되는 방식을 통해 그들의 대화를 관찰하고 때로는 엿듣는 느낌을 느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며 어떤 때는 철학자의 말에 수긍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청년의 말에 수긍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이 책의 청년처럼 철학자의 말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물론 이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움받을 용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경쟁이나 승패를 의식하면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이 열등감이야. 늘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 이 사람에게는 이겼어, 저 사람에게는 졌어, 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네. 열등 콤플렉스나 우월 콤플렉스는 그 연장선상에 있지. 그렇다면 이때 자네에게 타인은 어떤 존재가 될까? 언제부터인가 자네를 제외한 모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