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 구경을 하다가 책을 한 권 빌려왔다. 마스다 미리의 <오늘의 인생>.
마스다 미리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그 사람의 책을 본 적은 없었다.
만화로 된 <오늘의 인생>이라는 책을 넘겨보다가 가볍게 보기 좋을 것 같아서 빌려왔다. <오늘의 인생>은 에세이 만화다. 소소한 일상, 생각 같은 걸 만화로 표현했다. 그래서 책을 펼쳐들 때 부담이 없다.
드라마가 하기 전 광고가 나오는 시간을 틈타 보다 보면 책장이 휙휙 넘어간다. 어느샌가 드라마는 시작해있고 책에 빠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이 만화는 살며시 미소 짓게 만들기도 하지만 위안이 되기도 한다. 다음 문장을 읽으면서, 나는 그날 낮에 있었던 불쾌한 일을 조금은 털어낼 수 있었다.
그런 사람(독설가)은 시시때때로 감정을 배출하니까 이를테면 글을 쓰는 일에는 안 어울릴 것 같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받는 작은 상처들은 매번 나를 괴롭게 했다. 남 탓을 하면서도 예민함을 타고난 내 탓을 했다.
'이렇게 예민해서 득이 되는 건 뭘까. 무던한 사람이었다면 인생을 살기 더 수월했을 텐데.'
이런 생각이 들 때, 마스다 미리의 말은 위로가 됐다. 남에게 말을 툭툭 뱉고 감정 표현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글을 쓰는 일에는 안 어울리겠지. 글을 쓴다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엄청 가치 있는 일이다. 그 일에 나의 예민함은 분명 큰 도움이 된다.
그게 내가 예민함을 안고 살 수 있는 이유다. 조금 불편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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