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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취업 스트레스 취업 스트레스가 무지 심하다. 입맛이 없어지고 잠에서 자주 깬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초조하고 불안하다. 집에 가고 싶고 엄마가 보고 싶다. 왜 회사들은 적성검사도 보고, 필기시험도 보고, 면접도 무려 두 번이나 보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원망한다. 그러다가 회사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싶다. 50명 뽑는데 500명이 지원해서 '나 정말 엄청 잘났고 엄청 성실해. 나 엄청 활동적이고 엄청 헌신적이고 이 회사 엄청 갈망하고 있다니까'라고 모든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서 어필하고 있으니. 시험이라도 보고 면접이라도 몇 번 봐야 괜찮은 사람 좀 추릴 수 있으니 그렇겠구나 싶다. 그러다가도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아, 뭔 절차가 이렇게나 많아'라는 생각과 답답함에 머리를 부여잡고 울기도 한다. 소..
재능을 썩히지 않고 '재능'으로 불리도록 하려면 <온전히 나답게> 나는 항상 찾고 있고, 궁금하다. 과연 내 재능은 무엇일까? 나는 어느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아직 찾지 못했다.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면 없거나, 다 썩어버린 게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 재능의 새싹은 있었는데 물을 안 줘서 다 죽었나 보다. 어쨌든 재능 없이도 (좀 고달프지만) 밥은 먹고 살 수 있으니까 못 찾는다고 해서 그렇게 절망적일 것도 없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좀 아프다. 최근 작가 한수희의 에세이, 를 읽으며 재능에 관한 구절을 발견했다. ‘아~’하는 탄성을 자아낸 구절이니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S, 나이가 들면서 재능에 대한 내 생각은 많이 달라졌어. 재능은 손만 대도 빵의 온도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게 아냐. 재능은 펜만 들면 아름다운 문장을 빵처럼 구워내..
금사빠에서 벗어나는 방법 나는 금사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인간이다. 사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금호느, 금방 호감을 느끼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금사빠로서의 고충이 있는데(아주 많다) 그것은 조금 괜찮은 사람만 보면 무한한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말도 몇 마디 안 해보고(심지어 그냥 보기만 했는데도) 이름도 모르는데, 호감을 느끼고 금방 쑥스러워진다. 눈도 못 마주친다. 또 다한증이 있는 나는 손에 땀이 흥건해진다. 종이를 잡고 있다면 종이가 젖고, 지하철 봉을 잡고 있다면 거기에 물이 흥건해진다. 오늘도 그랬다. 오늘도 이름 모를 남자와 눈을 맞추고는 금방 호감을 느껴버렸다. 너무 쉽게 호감을 느끼는 내가 우스우면서도 짜증 난다. 근데 사실 지금은 좀 나아진 거고 예전에는 진짜 더 심했다. 특히 대학에 갓 들어왔을 때..
엄마 자랑하기 1 오늘은 엄마 자랑을 해볼까 한다. ‘우리’ 엄마 자랑을. 남의 엄마도 훌륭한 점이 많다는 걸 알지만 남의 엄마는 정말 ‘남의’ 엄마라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므로 뭘 적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내가 잘 아는 ‘우리 엄마’ 자랑을 시작해보려 한다. 엄마는 진짜 대단하다. 나는 솔직히 엄마처럼은 못 살 것 같다. ‘엄마처럼 안 살아! 구질구질해!’이런 뜻이 아니라 내 능력이 모자라서 엄마처럼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의미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하면, 엄마는 생활력이 강하다. 처음 내가 5학년 때 나름 도시로(그전에는 ‘군’단위에서 살았고 이사하고 나서는 ‘시’단위에서 살게 되었다) 이사 왔을 때 우리는 17평짜리 집에 월세를 내며 살았다. 그 이후로 10년이 조금 넘게 지난 뒤 엄마는 방 세 개짜리 집을 ..
<찌질한 인간 김경희> 찌질이들이여, 힘내라! 모노톤 책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연보랏빛 표지에 눈길 한번, 라는 몹시 공감되는 제목을 보고 손을 한번, 그렇게 이 책을 펼쳐들게 됐다. 그리고 읽어나갔다. 무지 재미있고 공감되는 책이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에서 ‘김경희’라는 인물은 글쓴이 자신을 가리킨다. 책 속에는 자신의 자잘하고 찌질한 일상과 생각들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게 또 공감되는 면이 어마어마하다. 나도 어마무시한 찌질이로서, 또 글쓴이와 같이 배우 박정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허나 애정의 강도는 글쓴이에 비하면 한참 덜하다) 책의 제목과 작가 소개란을 보고 ‘엇, 이 사람 은근 나랑 겹치는 게 많은데’라고 생각했다. 한 가지 소름 돋았던 건 공항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읽으면서였다. 왜 소름이 돋았냐하면 나도 그런 적 있다. 출국할 계획도, ..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밥벌이에 대한 고민은 모든 직업과 함께한다. 는 2년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글쓴이가 ‘일단멈춤’이라는 책방 문을 열고 닫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놓은 책이다. 책방 주인의 책방 일지를 들여다보는 느낌이 드는 책. 글이 술술 읽혀서 단숨에 다 읽어버렸는데, 덕분에 책방이 만들어져 채워지고 다시 비워지는 장면을 끊김 없이 온전히 음미할 수 있었다. 글쓴이는 ‘자신의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과감하게 퇴사 후, 책방을 차린다. 치열했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혼자서 책방을 운영해간다면 더욱 여유를 즐기면서 내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지고 시작한다. 하지만 서점의 위치를 정하고 공간을 마련하는 것부터 책을 들여오는 것, 매달 책방을 운영할 만큼의 수익을 얻는 것까지 어려운 일 투성이었다. 오히려 더 일에 묶여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수입..
길 가다 돈 줍기 독서법; 독서가 지루한 자여, 모여라. 책을 읽기가 너무 재미도 없고 별 흥미도 없고 마냥 싫지만, 책이 영양가가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어떤 이유에서든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픈 독서법이 있다. 그 방법은 어찌 보면 독서의 목적을 살짝 비트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목적을 ‘마음을 울리는 구절을 찾는 것’으로 바꾸고 책을 읽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마음’이나 ‘울리는’같은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왜, 그런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평소라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그림을, 거기에 숨은 그림이 있다고(숨은 그림 찾기 말이다) 해서 샅샅이 뒤지고 그림의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피는 경우. 그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찾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면 안 된다. 네잎클로..
칭찬 싫어하기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칭찬받는 것. 그건 정말 좋다. 칭찬만큼 기분 좋은 것도 없다. 잘한다, 멋있다, 예쁘다, 잘 어울린다, 잘 소화했다, 이런 칭찬을 듣고 있으면 좋다. 그리고 이런 칭찬에 익숙해지다 보면 칭찬을 받지 못했을 때 서운한 마음이 든다. 칭찬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가진 지적과 비난을 들으면 속상한 마음을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한 마디로 내 감정은 칭찬에 잘 휘둘린다. 그런데 이렇게 남의 칭찬에 휘둘리고만 있으면 되는 게 없다는 걸 요즘 들어 깨닫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남의 칭찬에 조종당하고 있는 꼴이네’라고 생각했다. 정말 조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칭찬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의도가 없는 칭찬이더라도, 내가 칭찬에 눈이 멀어서 좋은 소리 한번..